유방암 누가 걸릴까… 인공지능이 '미리'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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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누가 걸릴까… 인공지능이 '미리' 알려준다
| 인공지능 검사법, 유방암 발병 41.5% 예측해
여성의 유방암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 모델이 개발됐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유방암은 한국 여성에게 가장 흔한 암이다. 국가암등록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1999년부터 2017년까지 유방암은 매년 5.6%씩 늘어났다. 여성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유방암 발생을 줄이기 위해 전 세계 의과학자들은 유방암의 발병 원인에 관한 연구를 끊임없이 이어오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진단·예측 기술이 기대를 모은다. 국내외 연구진들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유방암을 발병 전에 예측하고, 진단도 기존보다 정확하게 해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 다국적 연구팀이 유방암 발병과 관련된 '고위험 유전자'를 밝혀냈다. 기존에 잘 알려진 BRCA1 유전자를 포함해 9개 유전자(ATM, BRCA1, BRCA2, CHEK2, PALB2, BARD1, RAD51C, RAD51D, TP53)가 유방암 위험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의미한 결과이기는 하지만, 연관성이 증명됐을 뿐 정확한 위험도를 밝히기는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고위험군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는지 알기 위해서는 유방 촬영 외에 침습적 검사법인 '유전자 패널검사'를 별도로 진행해야 한다는 번거로움도 있었다.
이에 미국·스웨덴·대만 등 공동 연구팀은 인공지능으로 여성 약 10만 명의 유방 조영술 사진을 분석한 후, 유방암 발병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검사법 '미라이(Mirai)'를 개발했다. 이후 5년 동안 환자들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미라이가 5년 이내에 유방암이 발병한 여성 중 절반(41.5%)가량의 발병 위험을 미리 예측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는 기존에 개발된 다른 진단 모델들의 예측률(22.9~36.1%)보다 정확한 수치다. 연구팀은 미라이의 검사 대상에 여러 인종을 포함했기 때문에 인종과 구분 없이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한편 국내 연구진은 인공지능을 이용해 유방암의 진단 오류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초음파 검사법을 개발했다.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장정민·김수연 교수팀이 인공지능에 유방암의 특징적인 데이터를 학습시킨 것이다. 이를 이용해 유방암이 의심돼 병원을 찾은 환자 463명을 진단해본 결과, 개발된 모델의 위양성률은 약 45%로, 기존의 영상 판독법(97%)보다 현저히 감소했다. 위양성률이란 실제로 음성이지만 양성으로 잘못 진단되는 경우를 말한다. 추가적인 조직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된 비율도 기존에는 98%였으나, 48%로 감소했다.
인공지능을 도입해 유방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면 유방암은 더이상 '두렵지 않은' 암이 될 수 있다. 유방암은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일찍 발견해 치료하면 매우 긍정적인 예후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방을 완전히 절제하지 않고, 안쪽의 암세포만 일부분 잘라내 유방을 보존하는 최소침습 수술도 가능하다. 로봇 수술을 이용하면 6cm 미만의 절개로 흉터도 거의 남지 않는다. 가까운 미래, 인공지능이 유방암 공포를 극복하는 열쇠가 되어주길 기대해본다.
/ 전혜영 헬스조선 기자 hyeyoung@chosun.com